내게 맞는 발기부전치료제 찾기

비뇨기과 수련의 시절 응급실 당직을 서게 되면 가끔 발기부전 치료제를 잘못 복용해서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있었다. 한번은 친구가 처방 받은 발기부전치료 주사제를 자신에게 주사한 후 수시간 발기가 가라앉지 않고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방문한 경우이다. 같은 약이라도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 마련인데 단순한 호기심으로 지인에게 맞는 약이 나에게도 맞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가장 흔한 남성 성기능장애 중 하나인 발기부전의 치료 방법 중 주사제가 아닌 먹을 수 있는 약이 개발되자 수많은 남성들이 환호했다. 아픈 주사제 대신 먹는 약은 효과도 좋으며, 복용하기 쉽고, 부작용도 심하지 않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발기부전 치료시 개인의 건강 상태가 다르고, 질환의 경중도 다르기 때문에 약물의 선택과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시판되고 있는 약을 성분으로 나누면 크게 6가지가 있다. 가장 유명한 실데나필(비아그라)과 타다라필(시알리스), 바데나필(레비트라), 아바나필(제피드)이 외국에서 만들어졌으며, 국내에서 만들어진 신약으로 미로데나필(엠빅스), 유데나필(자이데나)이 있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약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약을 어떻게 선택할 수 있을까?

미국 내과학회에서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으로 환자의 선호도, 가격, 편의성, 약효 지속 시간, 부작용을 들었다. 약 선택 시 실데나필(비아그라)의 경우 현재 나온 약들 중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가장 오래된 약이다. 작용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실데나필과 바데나필, 타다라필, 미로데나필은 성행위 60분 전, 유데나필과 아바나필은 30분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실데나필과 바데나필, 아바나필, 미로데나는 작용 시간이 4~5시간 정도 되며, 유데나필은 12~24시간, 타다라필은 최대 36시간 정도 된다. 지속시간이 걱정된다면 저용량의 타다라필을 매일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실데나필과 바데나필의 경우 고지방 식품이나 술과 같이 먹으면 흡수가 늦어지기 때문에 빈 속에 먹는 것이 좋으며, 타다라필과 아바나필, 바데라필은 음식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술과 자몽을 같이 과량 복용했을 때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심혈관확장제를 복용하는 경우 발기부전제를 같이 복용하면 안된다. 알파 차단제, 항바이러스제, 에리스로마이신 계열의 항생제, 항진균제와 동시 복용시 용량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선택할 수 있는 약이 많아진 만큼 의사와 환자 또한 고민이 많아졌다. 의학이 좀더 발달할 미래에는 약을 직접 먹어 보지 않고 간단한 검사만으로 나에게 맞는 약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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